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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의 정치기본권 크게 확대해야박병진 교육학 박사

대한민국의 초·중등 교원은 50만 명에 이른다. 이들 교원들이 가지고 있는 정치 기본권은 투표에 참여하여 한 표를 행사 할 수 있는 권리가 거의 유일하다. 굳이 초·중등교원이라 구분하는 이유는 대학 교수들은 이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교원들은 교육감이나 국회의원 그리고 지방자치의원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물론 정당에 가입할 수도 없고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선거 운동을 하거나 후원 등을 할 수도 없다. 개인적이든 단체를 통해서든 일체의 정치적 견해를 표현해서도 안 되며 심지어 SNS에서 ‘좋아요’를 누를 때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교원들의 정치기본권을 이토록 제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헌법과 법률이 그렇게 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교원들에게 정치기본권을 허용하는 경우 학생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여론 때문이다.

먼저 우리나라 헌법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원의 정치기본권은 법률로 제한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여러 학자들은 헌법에 규정된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해석이 잘못 되었다고 말한다. 우리 헌법에 교원의 정치적 중립성이 처음 규정된 것은 1962년 5차 개헌 때부터이다. 이 시기는 이승만 정권의 3.15 부정 선거가 있었고 또 이에 저항하는 민중들의 4.19혁명 직후이다. 이승만 정권 시기 우리 헌법에는 “모든 교육기관은 국가의 감독을” 받도록 하고 있었다. 때문에 1962년 헌법에 처음 등장한 ‘정치적 중립성’ 규정은, 국가가 교원들에 대해 부당하게 간섭하지 못하도록 보호하려는 취지이지 정치기본권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교원들의 정치기본권을 가로막는 다른 이유는, 정치기본권을 모두 주었을 때 나타날 부작용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 때문이다. 교원들의 정치적 견해는 그들의 말과 행위를 통해 학생들에게 바로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 교원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양식 있는 집단이라고 해도 이를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교원들의 학교 밖에서의 정치기본권은 최대한 허용하되, 학교 안에서 직무 수행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일정한 제약을 두는 형태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

교원들이 ‘직무 수행’의 범위를 벗어난 학교 밖에서 정치적 견해를 표현하고 정당에 가입하거나 선거 운동에 참여하는 것을 막아서는 안 된다.

이는 종교의 자유와도 비견된다. 교원이 교회나 절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되, 학교 안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포교하면 안 되는 이치와 같다.

최근 교원의 정치 참여와 관련하여 활발한 논의와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매우 반가운 일이다. 지난 4월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교원의 정치적 표현, 정당 가입, 선거운동의 자유에 대한 전면적 금지는 인권침해라고 결정했다. 이에 호응하여 지난 1일 교육부에서는 인권위 권고에 적극 공감하며, ‘직무수행의 불편 부당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의 일부 제한’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입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10차 헌법 개정안의 “공무원은 직무를 수행할 때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규정과도 맥을 같이한다.

결론적으로, 직무 수행과 무관한 개인으로서의 정치기본권은 폭넓게 보장되어야 한다. 다만 교원의 정치적 활동은 ‘직무 집행’의 과정 즉, 수업 등에서 어떻게 제한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교원들의 정치 활동 허용 범위와 가이드라인을 정하는데 있어, 이미 이를 보장하고 있는 미국, 독일, 영국, 캐나다, 호주, 프랑스 등 외국 사례를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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