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시론/칼럼 시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교원능력개발평가박병진 교육학 박사

“수업 못하는 교사 교단 퇴출, 교육부 연구용역 놓고 갈등”, 지난 10일 한국일보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교육부 연구용역 결과 교원능력개발평가(교원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교사에 대해 승진, 연수, 호봉 등 인사 상 불이익을 줘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반면 다른 언론은 “특히 서술식 문항은 악플과 혐오를 합법화한 익명게시판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인격모욕과 성희롱이 심각하다"는 교사들의 주장을 보도했다. 또 학부모단체는 기자회견을 통해 “얼굴도 모르는 선생님, 실효성 없는 교원능력개발 평가제도”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교원능력개발평가가 도입된 지 10년이 된 지금, 이제 이 제도를 새롭게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여기저기서 물밀 듯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교원능력개발평가제도란 무엇일까? 교원평가는 2010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으나, 그 논의는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부는 “학교교육 정상화는 교원의 자질이 원천인 만큼, 교원들이 좀 더 긴장해서 교육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으로 교원평가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현재의 교원 근무성적평정제도(근평)는 객관성과 공정성이 결여되어 있고, 승진, 전직, 포상 등 인사관리상의 목적으로만 사용되고 있으며, 교원들의 자기 능력 개발에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럼 제도 도입 10년이 지난 지금 이러한 목적들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을까? 또 교원들의 능력 개발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을까?

학교에서 교원평가 관리를 맡고 있는 입장에서 결론부터 말하면 “거의 도움을 주지 못한다.”이다. 교원평가 제도가 교사들의 능력 개발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이유는 셀 수 없이 많다. 먼저 교사 간 동료평가부터 살펴보자. 현재 교사들은 매년 학교관리자로부터 근무성적 평정(근평)을 받고 있다. 근평은 주로 승진점수로 활용된다. 동시에 동료교원들로부터 교사다면평가(다면평가)를 받는다. 다면평가는 주로 교원성과급 적용에 활용된다. 그리고 또 교사들은 교원능력개발평가를 받는다. 교사들은 이미 인사와 성과급에 반영되는 다면평가 등을 통해 동료교사들의 학습 및 생활지도 그리고 업무에 대한 평가를 엄밀하게 마친 상태이다. 따라서 교원 개인들의 자기능력개발에만 활용되는 교원평가에는 관심이 적다. 둘째, 학부모들도 대부분 평가에 부담을 갖거나 관심이 적다. 학부모들은 교사의 얼굴도 모르거나 한두 번의 통화와 만난 경험만을 가지고 있다. 그럼으로 교사가 “수업 중 학생들과 상호작용을 잘 하는지? 평가 결과를 잘 활용하고 있는지?” 등을 판단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그래서 참여율이 매우 낮다. 또 학부모들은 대부분 교사를 신뢰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으므로 감사와 격려 중심의 평가를 한다. 이러한 사정은 학생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실정이다 보니 교사들의 자기 능력 개발에 도움을 주겠다는 제도 도입의 취지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교원평가 제도와 관련하여 평가의 비밀이 보장되는지에 대한 질문을 가끔 접한다. 교원평가에 있어 익명성과 비밀 보장은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의심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사가 평가 결과를 살펴보고 있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참여율이 낮다보니 한 학급에 한 자릿수의 학부모가 참여했다. 학부모들은 대부분 좋은 점을 중심으로 글을 남겼다. 그런데 한 학부모만이 장황하게 부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교사는 그동안의 관계를 바탕으로 그 학부모가 누구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이로 인해 관계가 더 악화되는 일들도 발생한다.

학교를 운영하다보면 학부모 또는 학생과 담임교사의 관계가 깨어지는 경우를 가끔 접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사례는 한 학년에 한 두 명 정도 해당되는 매우 드믄 경우이다. 이러한 학부모와 학생 몇 명을 위해 교원평가 제도가 유지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가끔 의문을 가져본다. 만약 이러한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면 교원능력개발평가 제도는 즉각 폐지되어야 한다. 대신 학생과 학부모들의 익명성이 철저히 보장되면서, 학교구성원들의 솔직한 의견들이 담임교사와 학교에 잘 전달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시론  webmaster@ernews.net

<저작권자 © 광주교육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론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