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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美)에는 객관적인 원리가 없다작가 김시암

이미지를 한참동안 이리 보니,

‘이미지에는 서편제에서 느껴지는 소리의 장단과 빠르고 느리고의 속도감, 추임새 등 음률의 움직임이 선에 감겨서 감각적인 울림이 느껴진다. 다양한 선과 점이 지나가고 자리 잡으며 그려낸 음표들, 남도 보리밥에 구수한 된장국을 먹으면서 서로서로 담소를 나누는 느낌이 전달된다. 음표라는 단순소재일 수 있지만 내용에서는 맛깔스럽고 재미난 이야기보따리를 묘사하고 있는 것 같다. 더불어 정겹다.

인간과 매체가 만나서 만들어내는 구조적인 선을 통해 그 움직임과 감정의 화음이 고스란히 작품에서 보여 지며, 검소하고 꾸밈이 없는 맛에서 잔잔한 즐거움과 감동을 느낀다. 덧셈의 미학이 아닌, 절제와 뺄셈의 미학이 느껴지는 이미지이다.’
과거에 어느 분과의 대화에서 얻어진 기억이 재구성되어 이미지에 겹쳐진 하나의 시각이다. 도원결의(桃園結義)인 듯 잘 어우러진 교향악 같다.

또 이미지를 한참동안 저리 보니,

‘달팽이가 있었다. 달팽이는 느린 움직임으로 그 특성을 나타내어 슬로 시티(Slow City) 등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머리에 달린 그 촉수(角)로도 이름을 알렸다. 어느 날 그 달팽이 쪽에서 싸우는 소리가 나는 것이다. 다른 달팽이와 다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왼쪽 뿔에 촉씨(觸氏)의 나라가 있고 오른쪽 뿔에는 만씨(蠻氏)의 나라가 있어서 영토확장을 위해 그 뿔들끼리 서로 다투는 것이다. 그 넓은 땅에서 말이다.’ 장자(莊子) 칙양편(則陽篇)에 나오는 ‘와우각상쟁(蝸牛角上爭)’이라는 문구에서 유래된 이야기인데, 이와 같은 모양새로 보이기도 한다.

아름다움은 상당히 주관적이다. 그리고 상당히 상대적이다. 예술에 있어서는 소리이건 형상이건 동작이건 또는 문자이건 간에 정답을 구하는 것은 우스운 일일지 모른다. 철학자 칸트가 말했던가?

“미(美)에는 객관적인 원리가 없다.”

특별기고  bekdusan@er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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